지난해 10월 18일 밤 11시 A(72ㆍ서울 중랑구 면목동)씨와 그의 남편 B(68)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 남성 C(44)씨를 집으로 불렀다. 세 사람은 술을 마셨고, 아무래도 술이 약한 할머니 A씨가 먼저 만취해 뻗었다. 그러자 욕정이 생긴 C씨는 남편 B씨에게 "부인과 성관계를 해도 되겠느냐"고 두 차례 물어 봤고 B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남편 B씨는 휴대폰 카메라로 부인이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9차례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피해자 A씨와 B씨는 40년간 함께 산 사실혼 관계로 35세 아들까지 두고 있다.
술에서 깬 A씨는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고 남편과 C씨를 경찰에 신고, 이들은 결국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정에 섰다. 남편 B씨는 진술에서 "평소 부인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사건 발생 후 부인에게 당할 보복이 무서워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김재환)는 "피해자의 남편 B씨는 심신상실 상태의 부인을 강간하도록 도운 것도 모자라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을 볼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년형을 선고하고 C씨에게도 같은 형량을 매겼다. 또 재판부는 이들에게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각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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