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에서부터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 엄격한 품질 관리로 조합원 1인당 1억5,000만원의 연간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기 이천시 부발읍의 도드람양돈농협은 조합원 583명으로 조합 내에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각 단계마다 필요한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도드람양돈농협 관계자는 "각각의 계열사들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빠른 의사 결정과 인력 운영의 탄력성을 갖춰 시장 환경 변화에 남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6년 농협으로 편입된 도드람양돈농협은 경쟁업체들보다 우수한 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양돈농가에서 슈퍼마켓까지 돼지고기가 거쳐가는 각 단계마다 일관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런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2003년 시작된 도드람양돈농협의 수직계열화는 2009년 완성됐다.
동시에 조합원들은 시설확충을 통해 돼지 사육두수를 평균 2,500마리로 늘렸다. 이는 국내 양돈농가 평균 사육두수 1,500마리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비를 크게 절감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과 유통단계의 수직 계열화로 엄격한 품질관리와 판매량 조절 등이 가능해지면서 도드람농협의 경제사업 매출은 해마다 크게 늘었다. 2008년 경제사업 매출은 1,391억원에 그쳤으나 2009년 1,720억원, 2010년 2,460억원으로 매년 24%ㆍ43% 증가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0년부터 국내 농협 최초로 전체 생산비의 50~60%를 차지하는 사료 원가를 공개하는 등 경영 투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료 원가 공개 후 조합원들이 사료를 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돼지고기 품질 향상은 물론 가격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됐다.
또 1990년대 후반부터 '도드람포크'라는 자체 브랜드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으며, 그 결과 현재 바이어와 소비자 선호 2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 2008년부터 소비자단체로부터 4년 연속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돼지가격 폭락과 구제역 등 끊이지 않는 악재 속에서도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들은 한 사람당 20억원 내외의 연 평균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일인당 순이익은 연간 평균 1억5,000만원으로 대기업 임원마저 부러워할 수준이다. 탄탄한 조합운영 덕택에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들은 어떤 충격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2006년 1만1,300여명에 달하던 전국 양돈 농가수가 지난해 6,347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도드람양돈농협의 조합원은 764명에서 582명으로 180여명 감소에 그쳤다.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도드람양돈농협도 어미돼지 5,493마리를 포함해 126개 농가에서 30만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돼지의 축사 내 재입식률은 75%였고, 올해는 나머지 25%가 입식해 결과적으로 조합원들 누구도 양돈업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이영규 조합장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협동조합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에 매진해 최고의 양돈 종합유통 농협의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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