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 왁자지껄했습니다. 오전11시부터 4시간 동안만 미국의 유명 햄버거업체인 인앤아웃버거(IN-N-OUT BURGER)의 팝업스토어(사진ㆍ홍보 목적으로 잠깐 매장을 여는 것)가 떴기 때문이지요. 매장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행렬이 차도까지 이어져 혼잡이 일기도 했습니다.
인앤아웃버거는 오로지 미국에서만, 그것도 서부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지난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한 패스트푸드체인점 평가에서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제치고 2년 연속 소비자 만족도 1위에 올랐지요. 팝업스토어에 긴 줄이 늘어선 것도 "대체 어떤 햄버거길래…"라는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버거와 감자튀김 등 메뉴가 특별하진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매장수가 놀라울 정도로 적다는 점인데요. 1948년 설립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드넓은 미 서부지역에 매장수는 300곳이 채 되지 않습니다.
매장을 늘리지 않는 이유는 신선한 식재료로 특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실제 매장에는 언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냉동고나 전자렌지가 없다고 하네요. 육가공 공장과 식자재 배급소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요. 미 동부지역에는 신선한 재료들을 배달하기 어렵다며 체인점을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날 팝업 스토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나?" "미국에서 먹던 그 맛을 한국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되나"하며 잔뜩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인앤아웃버거측은 아직 한국진출에 대해선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서도 "중국과 홍콩, 호주에 이어 한국에서도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말해 진출을 어느 정도는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역시 차별화된 음식은 소문나기 마련입니다. 한식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우리 업체들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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