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5' 악몽이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연이은 충격패로 추락하고 있다.
전북은 2011년 K리그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명실공히 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우뚝 섰다. 전북은 아쉽게 놓쳤던 아시아 우승트로피를 머리 속에서 지우고 2012년 2관왕(K리그,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자신했다. 마침 한중일 챔피언이 모두 H조에 편성되면서 전북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연장이 펼쳐졌다. 하지만 '전주성 쇼크'로 회자되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전 참패에 이어 가시와 레이솔(일본)에도 완패하면서 K리그 챔피언 전북의 자존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북은 21일 일본 지바현 가시와시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H조 2차전 가시와 레이솔과 경기에서 1-5로 대패했다. 조별리그 2경기 동안 승점을 1점도 쌓지 못한 전북은 16강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헌납했고, AFC 주관 대회는 승점-승자승 순으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전북의 아시아 정상 도전은 가시밭길로 변했다.
무리한 승부수가 화근이 됐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이동국 대신 김정우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격시키는 전술을 내세웠다. 또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진경선-김상식-최철순 스리백을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했다. 수비수의 줄부상과 주전들의 체력 저하를 고려한다고 해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베스트11이다.
미드필더 김정우는 지난해 상주상무 시절 스트라이커로 나서 18골을 터트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김정우를 공격 카드로 기용한 건 이해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가시와 레이솔전은 단순한 리그 경기가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의문 부호가 달렸다. 전북에는 국내 정상급 골잡이인 이동국과 정성훈이 버티고 있다. 게다가 중앙 수비가 익숙하지 않은 진경선과 김상식, 최철순으로 수비진을 꾸린 것도 무모했다.
전북은 전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반 40분 나스 다이스케에게 선제골을 헌납한 데 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 레안드로 도밍게스에게 2골을 더 내줬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국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후반 6분 황보원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마지막 5분은 재앙에 가까웠다. 후반 44분 다나카 준야, 45분 바라다 아키미에게 추가골을 내준 전북은 결국 1-5로 주저앉고 말았다.
한편 성남 일화는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G조 조별리그에서 텐진(중국)과 1-1로 비겼다. 성남은 2무를 기록했다. 전반 13분 한상운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간 성남은 후반 27분 루시안에게 동점골을 내줘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성남=김정민기자 goavs@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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