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질식 수비에 울산 모비스가 길을 잃었다. 김주성(205cm)과 로드 벤슨(206cm), 윤호영(197cm)으로 이뤄진 '동부 산성'은 너무 높았다. 앞 선의 박지현과 이광재 역시 부지런히 움직여 모비스를 압박했다.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모비스는 단 50득점에 그쳤다.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한 경기 최소 득점 불명예다. 종전 최소 득점은 18일 부산 KT가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나온 51점.
동부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모비스를 70-50으로 꺾었다. 동부는 리바운드에서 38-24로 크게 앞섰다. 스틸도 무려 14개나 빼앗았다. 공격과 수비가 척척 맞아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1패 뒤 2연승을 거둔 동부는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진출에 1승만을 남겨 뒀다. 양 팀의 5차전은 23일 울산에서 열린다.
박지현은 14점 3리바운드 5스틸로 활약했고, 윤호영은 1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외국인 센터 벤슨은 11점 19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제 몫을 다했다.
승부는 3쿼터에 갈렸다. 동부는 3쿼터 7분6초 동안 모비스 공격을 무득점으로 틀어 막고 15점을 몰아쳤다. 단숨에 45-24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이후에도 윤호영과 김주성이 모비스의 허를 찌르는 컷 인 플레이와 속공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3쿼터를 54-32로 끝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반면 모비스는 3쿼터 종료 2분54초 전 박구영이 3점슛을 넣을 때까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함지훈과 테렌스 레더가 골밑 공략에 실패하자 외곽 슛을 난사했다. 박구영의 3점슛이 성공되기 전까지 6개를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이게 무슨 농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모비스는 4쿼터 시작 52초 만에 레더를 벤치로 불러들여 백기를 들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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