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3.1이닝 동안 6안타 1홈런 1볼넷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SK(2.2이닝 4실점)와의 연습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4실점이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6km였고, 투구수는 80개였다.
이날 박찬호는 1회 첫 타자 김주찬에게 146km의 직구를 던져 청주구장을 술렁이게 했다. 날씨도 비교적 따뜻해 SK전과 같은 부진을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1사 후 2번 조성환과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조성환에게는 볼카운트 0-2에서 직구를 던지다, 전준우에게는 2-2에서 커브를 던져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폭투와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2, 3회는 안정적이었다. 특히 신본기와 홍성흔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4회가 문제였다. '홈런 공장'으로 유명한 청주 구장에서 실전 첫 홈런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볼카운트가 2-1로 유리했지만 123km짜리 커브가 한 가운데로 몰려 황재균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총 80개 공 가운데 직구가 37개, 커브가 14개, 슬라이더가 18개, 체인지업이 4개, 투심 패스트볼이 7개였다. 몸쪽 승부는 대체적으로 무난했지만 바깥쪽 승부가 아쉬웠다. 포수가 바깥쪽으로 많이 빠져 앉아 있어도 공은 가운데로 몰렸다. 아직은 변화구와 직구 모두 제구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투구수도 문제다. 박찬호는 1회에만 36개의 공을 던졌다. 김주찬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고 3번 전준우에게도 7개의 공을 던졌다. 다행히 2회(18개)와 3회(16개) 들어선 투구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잇달아 커트를 당하며 마운드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질 확실한 결정구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1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생소한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든 순간이 좋은 자산이 되고 있다며 느긋하다. 2경기 연속 4실점을 하고도 박찬호가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박찬호는 경기 후 "지금 많이 맞아야 한다. 상대 타자를 분석하는 시기"라며 "몸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9회말 1사 3루에서 정원석이 김사율로부터 뺏어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은 선발로 나가 4이닝을 4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이적생 이승호는 1.2이닝 8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인천에서는 SK가 3년차 내야수 안정광의 결승 투런홈런에 힘입어 삼성에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5이닝 4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도 4타수 2안타로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7회 시범경기 첫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홈런 포함, 집중 3안타를 두들겨 맞고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목동에서는 2경기 연속 영패의 수모를 당했던 넥센이 12안타를 몰아치며 KIA에 10-4로 승리했다. 넥센 선발 나이트는 4회 1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지만 4회 내야수 실책 후 흔들리며 3.1이닝 동안 3안타, 3실점(2자책)했다. KIA 선발 라미레즈는 2.2이닝 동안 7안타, 4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잠실 라이벌 LG-두산은 이틀 연속 연장 혈투 끝에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청주=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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