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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비례대표 후보

입력
2012.03.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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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이 20일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상징성이 큰 비례대표 1번의 경우 새누리당은 여성 과학자인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을 내세웠고, 민주당은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센터 대표를 공천했다. 2번엔 장애인이 나란히 배치됐다. 이밖에 새누리당은 탈북자, 귀화 여성, 드라마 제작자 등을 포함시켰고, 민주당은 시인, 여성운동가, 30대 대표 등을 공천해 눈길을 끌었다.

■ 새누리 조명철·이자스민 당선땐 첫 탈북·귀화 의원

새누리당이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운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학계에서 인정 받는 여성 과학자다. 이화여대 출신으로, 1990년대에 일본 규슈대학에서 '금녀(禁女)의 영역'이었던 핵물리학을 전공한 뒤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원자력연구원에 특채돼 원자력 연구와 정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4번을 받은 조명철 통일부 통일교육원장은 94년 귀순한 북한 김일성종합대 교수 출신의 엘리트 탈북자다. 17번에 배치된 이 자스민씨는 '완득이 엄마'로 불리는 필리핀 귀화 여성으로, 95년 귀화 이후 다문화 가정 정착과 이주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두 사람이 당선되면 최초의 탈북자 및 귀화인 출신 국회의원이 된다. 2번을 받은 김정록 한국지체장애인협회장은 오른 발이 없는 4급 장애인으로, 자신이 경영하는 중소기업에 중증장애인들을 주로 고용하는 등 장애인 자립을 위해 애써 왔다.

7번인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인 나영이의 주치의로, 성폭력 피해 아동의 치료와 인권 보호에 앞장섰다. 탁구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9번)은 여성 최초의 선수촌장이 된 뒤 체육인 복지 향상에 힘썼다.

12번을 받은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복지ㆍ경제 분야 브레인으로,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이다. 20번인 박창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은 드라마 등의 제작에 참여했고, 한류 콘텐츠 확산 등을 위해 노력했다. 6번인 주영순 목포상의 회장은 새누리당 정송학(서울 광진갑) 후보와 사돈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탤런트 최란씨, '공부의 신' 강성태씨 등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 민주당 '경제민주화 상징' 전태일 여동생 1번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에 배치된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는 1970년 노동력 착취에 항거해 평화시장에서 분신한 고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 대변과 경제 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인 전 대표를 1번으로 낙점했다. 그는 중졸 학력의 재봉사로 일하다 검정고시를 치른 후 영국 워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회적 기업인 '참신나는옷'을 운영하고 있다.

시집 <접시꽃 당신> 으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도 비례대표 16번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해직교사 출신으로 전교조 활동을 해온 진보적 교육자이기도 하다.

1989년 당시 대학생으로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남측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던 임수경씨도 비례대표 21번을 받았다. 민주당은 임씨를 남북 화해협력이란 가치에 부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비례대표 공천심사위는 당초 한명숙 대표를 11번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날 새누리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례 11번으로 먼저 발표하는 바람에 15번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배재정 전 부산일보 기자가 비례대표 7번으로 배치된 배경에는 향후 민주당이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해 정수장학회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있는 듯하다. 비례 5번을 배정받은 진선미 변호사는 고 최진실씨의 친권 소송을 맡은 적이 있다.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막판에 배제됐다. 유 교수는 이날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을 공천하지 않은 것은 초대형 사기극"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노동자인 김순자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부위원장을 비례대표 1번에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를 6번에 배치했다. 홍세화 대표는 2번을 받았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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