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에 최고 30%대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아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이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한국 전자업체들에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해당 제품은 상부가 냉동고, 하부가 냉장고로 되어 있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상부에 냉장고 하부에 냉동고로 디자인된 '하단 냉동고형'모델로, 키가 큰 미국인들의 체형에 맞게 설게 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절반 이상 제품은 이런 유형이다.
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냉장고에 대한 한국산은 5.16%, 멕시코산은 15.95%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15.41%, 멕시코산은 30.3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최종 결정권을 지닌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내달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 두 회사의 냉장고가 미국 내 관련 산업에 피해를 줬는지 여부를 판단, 반덤핑관세 부과여부를 정하게 된다.
이번 반덤핑관세는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의 제소(2011년3월)에 따른 것이다. 월풀은 한 때 미국 하단냉동고형 냉장고 시장 점유율에서 30% 중반을 차지했지만 최근 한국 업체들에게 밀려 한 자리 수 대까지 급락, 안방을 내준 상태다. 때문에 이번 반덤핑관세 부과는 다분히 한국업체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 짙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덤핑관세가 최종 확정되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가전제품은 지금까지 사실상 무관세로 수출되어 왔는데, 만약 최대 30%까지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미국수출은 불가능하게 돼 천문학적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무부 결정은 잘못된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ITC의 최종 판단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월풀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도 "ITC의 최종 판결du부에 따라선 WTO 제소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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