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찰이 19일 남부 도시 나폴리 등에서 범죄조직 마피아와 연루된 혐의로 판사 16명을 전격 체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판사들은 마피아 조직 카모라가 관련된 사건에서 뇌물을 받고 마피아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판사들이 거대한 부패의 거미줄에 얽혀 있다"면서 "이들이 '판결 거래'를 통해 국세청 징세업무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카모라가 운영하는 사업체인 라고스타 그룹이 탈세할 수 있도록 판사들이 은밀히 도와줬다는 것이다. 경찰은 체포된 안나 마리아 담브로시오 판사는 라고스타 그룹에서 회계 담당 업무를 수행한 사실도 밝혀 냈다.
마피아 조직은 판사 매수 외에도 다양한 합법ㆍ비합법적 통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돈세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발견된 돈만 수천만 유로에 이를 정도다.
탈세 사건에 연루된 라고스타 그룹은 호텔업, 식음료 사업 등에서 1,000명이 넘는 종업원을 거느리며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 프랑스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상태다. 그룹 매출은 연간 2억 유로(2,975억원)에 달한다. 창업주인 페델레 라고스타 회장은 구 소련 시절에 해체된 무기를 밀매하는 사업에도 손을 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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