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룸살롱 황제' 이모(40ㆍ수감 중)씨의 뇌물 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씨의 내연녀 장모(35)씨와 이씨 동생의 휴대폰을 압수, 경찰관 등과 통화한 음성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장씨와 이씨 동생의 휴대폰을 제출받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이들과 통화했던 인사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장씨와 이씨의 동생은 수감 중인 이씨의 지시를 받고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장씨와 이씨의 동생이 경찰관들과 통화한 내용을 장시간 녹음한 사실을 확인하고 내용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이씨가 과거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던 사실을 암시하는 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씨를 면회한 사람들의 신원 확인과 이씨와 면회자 간 녹화내용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통화내역이 간접증거라면 녹음된 통화내용은 직접증거로 보면 된다"며 "통화한 이들 중에는 서울경찰청과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경찰관들이 다수 연루된 점을 감안해 신속히 수사를 끝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주임검사 이외에 검사 2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검찰은 녹음파일 분석이 끝나면 이르면 이번 주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짙은 경찰관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이씨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룸살롱 10여 곳을 운영하며 21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3년6월에 벌금 30억원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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