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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광대국이 되겠다면서 이게 무슨 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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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광대국이 되겠다면서 이게 무슨 꼴인가

입력
2012.03.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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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에 33만원.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다. 서울 동대문 종로 명동에서 콜밴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불법영업을 하면서 요구하는 운임이다. 엄연히 화물자동차인데도 '택시'라고 붙여놓고 조작된 미터기를 버젓이 달고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까지 했다. 피해가 속출하자, 보다 못한 서울시가 단속에 나섰다. 현장에 상시 집중단속반을 투입하고, 외국인 신고전용 전자메일까지 개설했다.

서울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에서는 공항에서부터 택시가 횡포를 부렸다. 일부 택시기사들이 폭력조직까지 결성해 다른 택시들의 영업을 방해하면서 방문객에게서 바가지 요금을 받았고, 반강제로 승객을 특정 업체로 안내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난히 한국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관광객들을 노리고 우후죽순 생겨난 서울 명동의 화장품 가게들과 음식점들의 막무가내 식 과열 호객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시와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명동은 하루 종일 호객소음으로 정신이 없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80만명. 정부가 2010년부터 3년 동안을'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K-POP이 이끄는 한류열풍 덕분에 매년 100만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도 1,100만명의 외국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이다.

저가 여행상품 자제, 관광산업에 대한 국민의 의식 변화로 과거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많이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 90% 이상이 만족해하면서 재방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이렇게 한국의 이미지를 망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숙박시설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도심에 초고층 호텔을 짓고, 다양한 이벤트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관광 현장에서 겪는 부당과 불편을 철저히 없애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공항에서의 택시 바가지 요금과 불법영업은 그 나라의 첫 인상을 좌우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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