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2m6㎝ 현역 최장신 존 이스너(27ㆍ랭킹10위)가 미국 테니스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스너는 1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올 시즌 첫 남자프로테니스(ATP) 1000시리즈 인디언웰스 마스터스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쳤으나 향후 ATP투어 ‘거대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너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5ㆍ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2-1(7-6 3-6 7-6)로 따돌리는 이변을 낳았다.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이스너가 200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랭킹 톱10을 잡았다. 더구나 상대가 올 호주오픈 챔피언 조코비치였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이 이스너에게 흥분한 이유는 그만한 사연이 있기 때문. 미국 남자테니스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존 맥켄로, 지미 코너스, 피트 샘프러스, 앤드리 애거시, 앤디 로딕으로 이어지는 철옹성을 쌓았다. 하지만 미국은 로딕의 2003년 US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 트로피에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몰락했다. 이후 ATP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양강체제로 굳어졌고, 조코비치와 앤디 머레이(영국)가 신흥 강호로 포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이스너의 활약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반갑다는 것이다.
이스너는 조코비치를 꺾은 후 “이게 바로 내가 테니스를 하는 이유다. 이런 순간을 즐긴다”고 말했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 팬들도 믿어지지 않는 이스너의 승리에 까치발로 서서 환호를 보냈다. 조코비치도 “이스너의 서브와 포핸드가 위력적이다. 톱10에 들 실력이 충분하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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