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금융지주 주식은 위험하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산은지주에 대해, 정부와의 관계로 치자면 '범 아군(我軍)'에 속하는 농협조차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 이달 2일 재출범(신용ㆍ경제사업 분리)에 맞춰 정부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정부가 현물출자를 검토 중인 산은 주식에 대해선 여전히 손사래를 치고 있다.
18일 농협 등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1조원어치 현물출자 지원을 약속 받은 농협은 아직까지 출자대상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출자가 늦어지면서 추가로 발생한 세금마저 특례로 면제해 주는 편법까지 동원됐지만 여전히 '정부가 주고 싶은 주식'과 '농협이 받고 싶은 주식'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출자 주체인 한국정책금융공사(산은지주의 대주주)는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산은지주 주식을 각각 5,000억원어치씩 출자하겠다는 의사를 농협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상태. 하지만 농협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농협은 "솔직히 불안하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현물출자의 관건은 현금으로 바꿔(유동화)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느냐인데, 거래조차 어려운 도공 주식은 말할 것도 없고 산은 주식도 유동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산은지주의 IPO가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설령 상장이 되더라도 금융지주사 주식은 대체로 장부상 고평가 돼 있어 상장 초기에 주가 하락 위험이 크다"며 "농협 입장에선 시장에서 이미 거래 중인 기업은행 주식을 100% 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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