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가 18일 9차 발표를 끝으로 지역구 231곳의 공천을 마무리한 결과 공천을 받은 의원 중 친이계는 33명에 그쳤으나 친박계 42명에 이르렀다. 친이계 의원의 우위 구도가 깨진 것이다. 지역구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41%로 과거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먼저 친이계 현역 의원 중에서는 서울에서 이재오 정두언 의원 등 7명만이 살아 남았다. 이는 현재 서울에서 이혜훈 이성헌 구상찬 김선동 의원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친이계 의원들이 포진한 것과 대비된다.
이와 달리 친이계 현역 지역구 의원들 중 35명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서울에서 진수희 권택기 유정현 의원 등 13명이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기에서도 안상수 정진섭 의원 등 10명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텃밭인 부산과 경남에서도 각각 3명씩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번 공천을 통해 친이계는 쇠락했으나 친박계 세력은 대폭 확대됐다. 현역 의원 42명이 생존한 것을 비롯해 100여명에 육박하는 친박계 인사들이 공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18대 국회 상반기에 친이계 의원 90~100명, 친박계 의원 50~60명으로 분류됐던 것과 비교하면 친박계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서울에서는 홍사덕 의원을 비롯해 7명의 친박계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경기에서도 김영선 유정복 의원을 비롯해 10명이 살아 남았다. 이밖에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인 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명지대 교수와 김태기(서울 성동갑) 단국대 교수 등의 공천도 주목된다.
친박계 현역 지역구 의원 중에는 17명이 탈락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에서는 허태열 의원 등 5명이 공천을 받지 못했고 대구에서도 박종근 의원 등 4명이 낙천됐다.
당내 대선주자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먼저 정몽준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 중에는 정양석 안효대 신영수 의원 등 3명이 살아난 반면 전여옥 이사철 정미경 의원 등은 고배를 마셨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차명진 임해규 김용태 의원 등은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한편 이번 공천에서는 극심한 인물난 속에 일부의 새 인물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 해운대ㆍ기장을에 공천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운동권에서 전향한 북한 인권운동가다. 서울대 물리학과 86학번인 하 대표는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 활동하다가 두 차례 투옥됐고 문익환 목사가 만든 통일맞이 단체에서도 정책연구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문 목사 사후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는 운동가로 변신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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