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로 한 때 폐교 위기까지 갔던 경기 광주시의 시골학교들이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벨트화 사업' 2년 만에 전학생을 꺼릴 만큼 인기 학교로 탈바꿈했다.
광주시는 18일 2009년부터 광지원초・남한산초・번천초・분원초등학교에서 에듀벨트 사업을 추진한 결과 전입 희망 학생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정원을 초과하면 학구 외 거주 학생의 입학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듀벨트 사업은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학교를 살리기 위해 도교육청과 광주시가 직선거리로 10㎞ 안팎에 있는 이들 4개 학교를 대상으로 도입한 것. 교사들끼리 교육 프로그램 및 교수 방법을 공유하고 체육대회와 현장학습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지원 예산으로 각 학교가 개발한 프로그램과 공동 프로그램이 더해져 과목이 다양해지고 교육의 질도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이들 학교의 협력형 교육과정은 입 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도 찾아오고 싶은 학교로 탈바꿈하는 원동력이 됐다.
번천초의 경우 2009년 113명이던 학생 수가 현재 142명으로 이 사업 이후 20명 이상 늘었다. 남한산초교는 지난해 156명에서 올해 167명으로, 분원초교의 경우도 입학생이 2010년 15명에서 올해 21명으로 늘어났다.
학년 당 한 학급의 소규모 학교인 네 학교는 몰려드는 학생들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입학 인원을 제한하거나 학생이 실제 학구에 거주하고 있는지 실사를 나가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정도다. 한 때 폐교위기에 처했던 학교들이 이제는 학생 수 증가를 우려하게 된 것이다. 광지원초교 관계자는 "이제는 전학 희망학생이 생길 경우 실사를 나가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 과정도 눈길을 끈다. 광지원초교는 2005년부터 중국어 특성화 학교로 지정돼 학생과 학부모, 인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남한산초교는 학부모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여름ㆍ가을계절학교, 토요체험학습과 프로젝트학습을 시행하고 있다. 번천초교는 저학년 주제통합학습, 중학년 프로젝트 학습, 고학년 집중학습, 전교생 무학년제로 이뤄지는 체험활동 운영이 특색이다. 분원초교는 검천미술체험학습장을 운영해 도예 및 목공 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교생 1인 1악기 연주활동 등 문화예술 체험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각 학교마다 특성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이 모두 동참해 작은 학교에서만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것이 이들 학교의 성공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학교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올해 총 9,400여만원을 투입해 필요한 예산 및 관련 제반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에듀벨트의 성공사례는 공교육도 얼마든지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수한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공교육 지원협력 사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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