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기존 생명보험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위협으로 떠올랐다. 특히 설계사 확보에 시급한 농협생명이 공격적인 영입 경쟁에 나서면 시장질서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18일 '농협의 보험업 진출에 따른 보험산업 영향'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로 변모하면서 출범한 농협보험은 보험시장 내 공정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보험회사 간 경쟁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규모 면에서 농협생명은 확실히 위협적이다. 작년 말 기준 농협생명의 자산과 수입보험료는 각각 35조3,000억원과 9조3,000억원. 이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빅3'의 뒤를 이은 것으로 전체 생보업계 자산의 8.1%, 수입보험료의 10.6%를 차지한다. 출범과 동시에 기존 4위던 ING생명(자산 20조2,000억원, 수입보험료 4조2,000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린 것이다.
농협생명의 출범으로 빅3의 과점체계도 완화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를 감안할 때 빅3 생보사의 점유율은 2009년 회계연도 기준 54.1%에서 48.4%로 5.7%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후발주자인 농협생명의 공격적 영업으로 인한 과당 경쟁이다. 방카슈랑스 중심이던 농협은 보험시장 연착륙을 위해 현재 1,200여명 수준의 설계사를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 업계 2위권인 대한생명, 교보생명의 설계사 수가 2만명을 넘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의 설계사를 충원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중소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농협생명의 '설계사 빼가기'에 비상이 걸린 상황. 안철경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농협이 전속설계사를 단기간 내에 확보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 하에서는 어렵다"면서 "조기에 전속설계사를 확보하려고 타 회사의 설계사를 적극 영입할 경우 모집시장 질서의 혼란해질 것이며, 설계사 스카우트로 사업비의 과도한 증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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