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용병 마우리시오 몰리나(32ㆍ서울)의 달아오른 득점포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몰리나는 1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프리킥 선제 결승골과 쐐기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맹활약이다. 몰리나는 시즌 4호골로 라돈치치(수원)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나섰다. 프로축구 16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개막 후 3경기 연속 골 맛을 본 이는 몰리나가 유일하다.
몰리나는 지난해 1월 성남에서 서울로 이적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새로운 팀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중반까지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러나 서울에서 맞는 두 번째 시즌에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전술 변화의 축이기도 하다. 서울은 대전전에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데얀이 최전방에 섰고 몰리나가 왼쪽 날개로 기용됐다. 서울은 전반 대전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김태환이 최태욱 대신 오른쪽 측면으로 투입됐고 몰리나가 최전방으로 올라서며 데얀과 투 스트라이커를 이뤘다.
전술 변화는 즉각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서울은 후반 들어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고 중심에는 몰리나가 있었다.
서울의 선제 결승골은 몰리나의 '원맨쇼'로 만들어졌다. 상대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를 돌파하던 몰리나를 김창훈이 손으로 낚아챘다. 김창훈에 경고가 주어지며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몰리나가 때린 슈팅은 원바운드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23분 다이빙 헤딩 슛이 주심의 오프사이드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33분 그림 같은 쐐기골을 터트리며 경기장을 찾은 가족에 두 번째 골 세리머니를 선사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하대성이 킬 패스를 찔렀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빠져나간 몰리나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가로지른 몰리나는 콜롬비아 국기를 내걸고 자신을 응원하던 가족에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몰리나는 "지난 시즌에는 새로운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팀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올 시즌 초반의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오늘은 시작할 때부터 감이 좋았고 후반전에 기회가 올 것으로 봤는데 뜻대로 됐다"고 초반 맹활약의 원인으로 높아진 자신감을 꼽았다.
서울은 2승1무(승점 7)로 순항을 이어간 반면 대전은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대구는 인천 원정에서 이진호의 결승골로 인천을 1-0으로 꺾었다. 광주는 홈 경기에서 종료 5분을 남기고 2골을 몰아쳐 제주에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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