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문화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교통비 할인, 마트 이용액 적립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서민 고객 흡수에 효과적이라면, 대형 공연 이벤트 등은 문화적 욕구가 넘쳐나는 충성도 높은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 특히 문화 마케팅은 카드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자사 카드로 티켓을 예매하는 경우 추가로 티켓 한 장을 더 주는 '1+1' 이벤트를 작년 12월 선보였다. 삼성카드가 직접 개최하는 콘서트, 뮤지컬 등 '삼성카드 셀렉트(SELECT) 콘턴츠'가 대상. 작년 말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콘서트를 시작으로 올 2월엔 이승환 콘서트, 그리고 이달엔 뮤지컬 엘리자벳을 준비했다. 최근 난타 제작자 송승환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문화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 삼성카드 관계자는 "송씨로부터 각종 문화 이벤트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문화마케팅에 앞장서 온 현대카드는 4월 대형 공연을 앞두고 있다. 16번째 슈퍼콘서트로 이번엔 '팝의 아이콘'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준비했다. 슈퍼콘서트는 2007년부터 시작된 현대카드의 초대형 공연 프로젝트로 그간 스티비 원더, 비욘세 등이 거쳐갔다.
신한카드도 2009년부터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러브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는 대전, 대구, 광주, 부산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롯데카드는 다음달 20일 '뮤직으로 무브 in 광주 축제'를 시작으로 전국 공연을 계획 중이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6월 KB국민카드 락 페스티벌을 시작해 지금까지 3차례 개최했다. 하나SK카드는 홈페이지 내에 공연, 영화 무료 초청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하나SK카드 컬처파크'를 올 초에 오픈했다.
실제 카드사들의 문화마케팅은 고객 확보에 톡톡히 역할을 한다. 현대카드의 경우 첫 슈퍼콘서트에서는 자사 카드의 티켓 결제비율이 64%에 그쳤지만, 가장 최근의 콘서트는 90%에 가까운 결제율을 보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카드를 선택할 때 차별화된 혜택을 원한다"며 "공연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적합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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