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최 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2시간5분대 기록이 나왔다. 주인공은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4).
에루페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잠실 올림픽주경기장 42.195km 구간에서 열린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분37초로 가장 먼저 들어왔다. 지난 2010년 슬리베스터 키메리 테이멧(케냐)이 작성한 종전 대회 남자부 최고 기록(2시간6분49초)을 1분12초 앞당겼다.
또 이 기록은 자신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에루페는 국제대회 첫 데뷔전인 지난해 10월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3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3분46초나 기록을 단축시켜 기대주로 떠올랐다.
에루페는 "금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날씨가 괜찮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해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임스 킵상 크왐바이가 2시간6분3초로 2위로 들어왔고, 엘리웃 킵타누이(이상 케냐)는 2시간6분44초로 뒤를 이었다. 이번 대회는 1위부터 7위까지 케냐 선수들이 이름을 올려 마라톤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 마라톤의 기대주 정진혁(22∙건국대)은 2시간11분45초의 아쉬운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진혁은 지난 대회에서 자신의 3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2시간9분28초로 준우승, 기대를 모았다. 내심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은퇴)가 세운 한국 최고 기록(2시간7분20초) 경신까지 노렸지만 실패했다. 국내 개최 마라톤대회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 역시 이봉주로 2007년에 작성한 2시간8분4초다.
정진혁은 이미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2시간15분)을 통과했다.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준 기록을 통과한 한국 선수 가운데 3위 안에 들어야 하며,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열리는 대회 기록만 인정한다. 따라서 다음달 진행되는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끝나야 런던 무대를 밟는 선수가 정해진다. 현재 이 기록을 통과한 한국 선수는 정진혁뿐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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