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6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다음 달 발사할 광명성 3호가 실용 위성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평화적 목적의 발사라는 것이다.
위성과 미사일의 발사 추진체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없다. 같은 추진체 앞부분에 위성을 탑재하면 과학용 로켓 발사체가 되고, 미사일 탄두를 장착하면 대량살상무기인 장거리 미사일이 된다.
북한이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했을 때도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북한은 통신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 사회는 모든 탄도 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거세게 압박했다.
특히 정부 당국이 주목하는 건 발사 장소다. 북한은 이날 평안북도 철산군을 발사 장소로 지목했다. 이곳은 북한이 10여 년 전부터 제2의 미사일 발사기지로 조성 중인 동창리 기지다. 여기서 발사가 이뤄질 경우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 이어 새로운 발사 기지가 공개되는 것이다.
동해와 인접한 무수단리 기지는 발사 시설에서 상당 부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방식인데 반해 동창리 기지는 조종 장치와 연료 주입 장치 등 미사일 장착과 발사에 관련된 주요 시설이 모두 첨단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동창리 기지가 무수단리 기지보다 규모가 크고 정교하다'며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정부 당국도 "동창리 기지 완공시점이 임박했다"고 누차 밝히며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해 왔다.
무엇보다 서쪽에 있는 동창리 기지는 영변 핵 시설과 불과 70㎞ 정도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수단리 기지는 동쪽 반대편에 있어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핵탄두를 옮기는 과정에서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될 위험성이 높지만 동창리 기지는 유사시 한층 신속하게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치는 장점이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동쪽과 서쪽에서 미사일로 원투 펀치를 날릴 수 있는 쌍포를 갖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광명성 3호의 발사 방향을 남쪽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나로우주기지에서 위성을 쏘았던 것과 유사한 경로를 택해 발사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북한은 광명성 2호를 동해로 발사했다가 추진체가 일본열도를 넘어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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