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송으로다챙겨볼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대통령께서도 '남자의 자격' 시청을 원했다고 들었습니다."(가수 김태원)
중ㆍ노년층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KBS '남자의 자격(남격)- 청춘합창단'이 16일 청와대를 찾았다. 합창단 활동에 감명 받은 김윤옥 여사가 점심 자리에 이들을 초대한 것이다.
청춘합창단은 지난해 공개오디션을 통해 53세 이상의 남녀 40명으로 구성됐다. 최고령자는 85세. 참가자들의 사연과 함께 이들이 오디션과 노래 연습, 실제 공연을 통해 보여준 열정은 국민들한테 큰 감동을 줬다.
이날 영부인과의 만남에서는 40명의 단원중 35명이 참석했다. 지휘를 맡았던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보컬 트레이너를 맡았던 가수 박완규 등이 함께 했다.
김 여사가 "오디션 하는 거 하나도 안 빼고 다 봤다. 본 방송을 못 보게 되면 재방송으로라도 다 챙겨봤다"고 하자, 김태원은 "대통령께서도 합창단 오디션을 보고 싶었다고 하셨다"고 화답했다. 김태원은 이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해 12월7일 청와대에서 240여명의 과학엘리트 대상으로 특강을 했는데, 특강에 앞서 이 대통령과 잠시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한 것이다.
영부인과 남격 단원들의 점심 자리는 시종 웃음이 넘쳤다. 노래가 화두였던 만큼 김태원은 김 여사에게 "(대통령께서) 노래를 잘 하시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이 질문에 김 여사는 "그냥 합니다"라고 무심한 듯 대답해 좌중의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이번엔 박완규가 가세했다. 그는 "다시 청춘합창단 보컬 트레이너를 맡게 된다면 청와대에 와서 여사를 모시고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유는 여사께서 (합창단을) 정숙하게 해주시고 얘기를 잘 들어주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원들이 트레이너인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초창기 산만한 분위기를 떠올려 한 얘기였다.
청춘합창단장을 맡고 있는 전웅 전 세종증권 사장은 "단원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따뜻하게 격려한 것에 감사 드린다"고 했다. 김 여사는 "불교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합창단이 꾸려진 것은 아무래도 필연"이라며 "(대통령이)퇴임하면 명예단장으로 넣어준다고 전 단장이 얘기했는데 기대하겠다"고 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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