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장까지 가는 50분 간의 혈투가 벌어졌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박빙 승부의 해결사는 KT의 박상오(31)였다.
박상오는 1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 인천 전자랜드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차 연장에서 천금 같은 3점포와 골밑슛을 연달아 성공시켜 KT의 98-92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KT는 4강 진출에 성공해 안양 KGC인삼공사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됐다. 앞서 전주 KCC에 3연승을 거두고 4강에 오른 울산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와 맞대결을 벌인다. 4강 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로 열린다.
박상오는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79-81로 뒤진 1차 연장 종료 직전 회심의 3점슛을 던졌지만 빗나갔다. 이대로 승부는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종료 0.1초를 남기고 로드가 그대로 솟구쳐 올라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팁인 슛으로 극적인 81-81 동점을 만들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박상오는 로드와 기쁨을 나눴고, 2차 연장에서 제대로 활약했다.
박상오는 84-83으로 앞선 종료 2분25초전 3점슛과 골밑슛을 잇달아 꽂아 넣었다. 89-85로 근소하게 리드하던 종료 1분4초 전에는 귀중한 수비리바운드를 따냈고, 이어진 공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중거리 슛을 터뜨렸다.
다급해진 전자랜드는 파울 작전으로 끊었다. 그러나 KT는 조성민과 양우섭이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의 주역 박상오는 25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5스틸로 전천후 활약을 했고, '애물단지' 찰스 로드 역시 29점 22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전창진 KT 감독은 이날 승리로 신선우(36승) 전 SK 감독을 밀어내고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승(37승) 감독이 됐다. 또 5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최초의 감독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력으로 버텨달라고 주문했는데 훌륭히 이겨냈다. 부산 홈에서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 힘겹게 이긴 만큼 많이 배웠을 것이다. 4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까지 투지를 발휘했지만 뒷심 부족에 무너졌다. 주포 문태종(18점)의 3점슛 적중률(11개 시도 2개 성공)이 떨어져 분루를 삼켰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