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ㆍ아스널)이 병역 문제를 진작에 해결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법 테두리 안에서 볼 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완장까지 찼던 간판 스타가 법 조항을 교묘하게 이용해 국방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박주영 측은 2008년 AS 모나코(프랑스)로 진출하며 모나코 왕실로부터 10년간 장기 체류 자격을 얻었다. 모나코는 영주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현행 병역법은'영주권이 없는 나라에서 5년 이상 장기 체류 자격을 얻고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37세까지 국외여행기간연장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주영의 병역 의무가 10년 후로 연기된다는 말이다.
박주영 측은 지난해 8월 초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원을 제출했고 8월29일자로 연장 허가를 받았다. 박주영의 병역 의무 이행은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 병역 면제도 가능한 상태다. 35세까지 해외에 머무를 경우 현역 입영 대상에서 제외된다. 36~7세 때 귀국하면 보충역으로 복무하고 다시 연장 신청을 해 38세를 넘길 경우 제 2 국민역(민방위) 대상이 돼 입대하지 않는다.
박주영 측은 1년이 넘도록 병역 문제가 해결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모나코와 아스널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널에서'전력 외'로 구분돼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계약의 걸림돌이었던 병역 문제 해결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박주영 측은 "병역의무를 회피할 생각은 없다. 때가 되면 귀국해 국방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박주영이 37세까지 해외리그에서 뛰는 어렵다.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주영은 국제 대회에서 네 차례 병역 면제 혜택에 도전했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2006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동메달에 그쳤고 같은 해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고 지난 2010년에는 소속 팀을 설득,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했지만 역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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