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일대를 졸업한 코리 핀리(23)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사 중 하나인 브리짓워터의 입사를 포기했다. 대신 꿈이던 극작가로 데뷔하기 위해 헤지펀드의 흥망성쇠를 다룬 '더 프라이빗 섹터'를 썼다.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금융계 취업도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꿈을 좇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때 미 명문대 학생들에게 최고 직장으로 여겨지던 미 월가 금융사들이 취업시장에서 외면받으며 구인난에 직면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직장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데다,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달로 관련 업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반 월가 시위 등에서 비도덕적인 행위가 부각되며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것이 결정타라고 IHT는 분석했다.
지난해 컨설팅업체의 취업희망 직장 조사에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이 상위권에 오른 반면, 월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JP모건은 고작 41위에 그쳤다. 하버드 대학원생들의 지난해 금융계 취업비율도 17%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28%보다도 무려 10%포인트 이상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월가의 탐욕을 목격한 학생들의 거부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일대와 하버드대 학생들은 지난해 가을 열린 월가 금융사 취업설명회에서 반 월가 시위를 했고, 프린스턴대 학생들은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설명회를 방해했다. 크리스 위긴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학생들이 다른 업계로 눈을 돌리는 것은 도덕성을 의심받으면서까지 돈 벌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IHT는 그레그 스미스 전 골드만삭스 런던지점 파생상품 담당이사가 14일 뉴욕타임스에 골드만삭스의 탐욕적이고 부도덕한 기업문화를 고발한 것을 계기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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