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27일 이틀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는 53개국과 4개 국제기구의 정상급 인사 58명이 참가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핵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방안 등 3개 의제가 논의될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역대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다. 행사는 한반도의 평화 안정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세계 5위 원자력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세계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선진 한국의 위상을 크게 제고시킬 것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걱정되는 것은 행사 기간 중 예상되는 심각한 교통정체 문제다. 우선 경찰은 26일 0시부터 행사장 주변 영동대로 및 테헤란로의 중앙차선에 녹색 펜스를 설치하고 양방향 차로의 절반을 통제한 뒤 사전 인가된 차량만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행사 당일 오후 2시부터 행사 종료시까지는 3.6톤 이상 화물차 등에 대해 강남권 및 올림픽대로상 일부 구간의 통행을 제한한다.
또한 서울시내 주요 교차로에는 하루 2,500명의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정상 및 수행단이 탄 차량들의 공항 숙소 행사장 간 이동시간대에는 완벽한 경호안전 확보를 위해 단계적, 탄력적으로 교통통제를 실시하게 된다.
교통통제는 가급적 시민불편이 없도록 원거리부터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행사 양일간 정상들의 이동시간과 겹치는 출퇴근 시간대 강남권 및 강북권의 주요 간선도로상에는 심각한 교통정체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선 26, 27일 이틀간 서울 시민은 물론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서울로 승용차 승합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참고로 2008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21개 국가와 4개 국제기구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던 G20 회의 사례를 들지 않을 수 없다. 행사 전날인 14일은 공교롭게 금요일이었는데 오후 퇴근시간과 정상들의 만찬행사 이동시간대가 겹치면서 시내 주요 간선도로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시민과 각국 정상들 모두가 큰 불편을 겪었고 후유증도 매우 심했다고 한다.
이런 불편을 예방하기 위해 이번 행사 기간 중에는 우선 승용ㆍ승합차 자율 2부제가 예정돼 있다. 또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증편, 수도권 공무원들의 출퇴근시간 및 강남 4구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시간 조정 등 각종 교통량 감소대책이 함께 추진된다.
아울러 경찰은 행사 일주일 전부터 서울시내 주요 교차로에 입간판, 플래카드 등을 총 1,200여개 설치해 우회도로를 안내할 예정이다.
최근 경찰은 행사 당일 교통량 감소율에 따른 교통정체를 살펴보기 위해 자체 FTX(사전연습)를 실시했다. 그런데 행사기간 중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려면 서울시내 평일 교통량 대비 약 30% 이상 줄어들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일요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정도의 한산한 수준에 해당된다. 통계상 2011년 현재 서울시내 1일 평균 차량 통행량은 수도권 신도시에서 출입하는 약 130만대 포함해 총 535만대이므로 최소한 이중 30%인 160만대 이상은 도로상에 나오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렸던 G20 국제회의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에 힘입어 성공적인 대회가 됐던 귀중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때보다 2배 이상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참가하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시민들의 적극적 동참을 통한 교통량 감소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백승엽ㆍ서울경찰청 교통지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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