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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글로벌화 누가 뭐래도 속도낼 것" 김중수 한은 총재, 장문의 글 통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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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글로벌화 누가 뭐래도 속도낼 것" 김중수 한은 총재, 장문의 글 통해 밝혀

입력
2012.03.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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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A4 용지 19쪽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썼다. 주제는 ‘중앙은행의 과제와 비전’. 16일부터 이틀간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신임 집행간부 및 부서장급 워크숍 토의자료로 쓰기 위한 것인데, 이례적으로 언론에도 배포했다. 한은 본연의 역할을 도외시한다는 각계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글로벌화와 연구기관화에 치중해 온 그의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 총재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글로벌 한국은행’의 정당성. 그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조직(한국은행)은 경쟁과 협조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동료를 외국에서 찾아야 한다“며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은 결국 개방되지 않은 부문(중앙은행)의 국제경쟁력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행의 활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을 고려할 때 국제회의 참석이 결코 국내에서의 활동보다 우선 순위에서 뒤지지 않는 과제”라고도 했다.

한은 내부 개혁 행보에 대해서도 자찬했다. 김 총재는 “지난 2년 동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직군제 폐지를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였고, 해외 직무훈련 기회 확대, 지역본부 연구활동 강화, 인재개발원 설립 운영 등 많은 변화를 이뤄왔다”며 “시간이 흐른 후 그 때가 역사적 변화의 시발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왜 총재가 직접 글을 쓰는가’에 대해선 아주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최대 취약점은 고위직이 글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단 한 편의 논문을 남기지 않고 중앙은행 생활을 끝낸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중앙은행이 연구소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기간 정책부서에서 근무해온 전문가가 한편의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김 총재는 누가 뭐라든 개혁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미 언론에서 우리를 매우 비판적인 시각에서 공개적으로 다뤄오고 있는 만큼 우리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걸 우려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용기를 갖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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