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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룸살롱 황제 '경찰 뇌물리스트'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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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룸살롱 황제 '경찰 뇌물리스트' 수사 착수

입력
2012.03.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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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강남 룸살롱 황제' 이모(40)씨가 주장하는 '경찰 뇌물 리스트'의 실체 파악을 위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밀양경찰서 경찰관의 검사 고소 사건으로 검경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한상대 검찰총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이씨의 뇌물 리스트 관련 내용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한 총장은 언론보도 및 검찰이 자체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뇌물 리스트가 존재할 신빙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트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구청과 소방서, 보건소 공무원 등을 포함해 30여명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 금액은 한 사람당 최소 3,000만원 이상으로 모두 20억~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사정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내연녀 장모(35)씨가 이씨의 지시를 받고 경찰관들과 연락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리스트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씨는 언론보도 직후 면회인이 늘고 수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 독방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이씨를 면회한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녹취록에 기록된 이씨와 면회인 사이의 대화내용 분석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씨와 장씨를 소환 조사, 뇌물 제공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씨가 명단을 공개할 경우 전ㆍ현직 경찰관들의 비리가 줄줄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찰 조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씨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경찰관들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심적 부담 때문에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리스트를 검찰에 제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명단을 공개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언론보도로 일이 커지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리스트의 실체 확인에는 이씨의 진술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그의 입을 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씨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룸살롱 10여곳을 운영하며 21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3년6월에 벌금 30억원이 선고됐다. 그는 자신의 돈을 받았던 경찰관들이 구속 후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고 벌금을 낼 돈도 마련하지 못하자 '뇌물 회수'에 나섰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자 리스트를 폭로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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