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필요합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설립 멤버였던 패트릭 무어(65) 박사가 15일 한국을 찾아 이화여대에서‘탄소와 환경, 내일을 위한 에너지 정책’을 주제로 특강했다.
그는 시종 원전의 무조건적인 비판을 경계했다. 무어 박사는 “그린피스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은 일종의 대안 없는 외침”이라며 “일본 원전 사고 1주기를 맞아 원전에 대한 찬반논란이 다시 벌어진만큼 원자력을 제대로 평가하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1년 창설된 그린피스의 캐나다 대표로 9년,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이사로 7년을 지냈다. 그러나 그린피스가 대안 없이 원전 건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을 보고 86년 조직을 탈퇴했다. 이후 환경자문단체 ‘그린스피리트 스트래티지’를 설립, 대표이자 에너지ㆍ기후면화 컨설턴트로 있다.
그는 “그린피스는 경제성이 떨어지고 발전 여력이 부족한 태양열·풍력 발전만을 대안으로 내세웠다지만 이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에 너무나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구촌 최대 환경문제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은 하나의 가설이라는 입장이다. “2007년 환경운동단체들이 북극의 빙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기상이변 발생 우려를 나타냈지만, 정작 그 해 남극의 빙하는 크게 늘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는 “80년대 미국은 원전 건설을 중단했으나 현재 약 600개 화력 발전소가 전체 50%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며 “원전과 핵무기를 동일 선상에 놓는 바람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력 발전소가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무어 박사는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방사능 공포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지만 최악의 원전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사고 때도 세계보건기구(WHO)가 20년간 연구한 결과, 직접적인 방사선 피해로 사망한 사람은 56명이었다”며 “방사능 피폭이 암발병률을 높인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의 발언을 놓고 비판도 제기됐다. 그린피스코리아는 “2006년부터 미국 원자력 진흥기관 원자력에너지협회(NEI)가 만든 청정안전에너지연합의 수장으로 활동하는 무어 박사는 진정한 환경운동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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