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강희 감독이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과 카타르의 올림픽대표팀간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상대가 카타르(랭킹 88위)이기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카타르의 파울로 오토리 감독은 올림픽팀과 A대표팀을 겸직하고 있다.
최종예선에 대비해 상대 팀을 현미경 분석해야 하는 최 감독으로선 카타르의 스타일을 직접 파악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며 신중을 기했지만 예리한 눈빛으로 경기를 주시했다. 최 감독과 최덕주 수석코치를 비롯해 A대표팀의 모든 코칭스태프가 카타르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특히 전력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신홍기와 박충균 코치는 역할을 분담해 카타르의 전술과 선수들에 대해 분석했다.
사령탑이 같기 때문에 전술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오토리 감독은 올림픽팀과 마찬가지로 A대표팀에서도 4-3-3 포메이션을 구사한다. 전술의 틀이 같기 때문에 이날 보여줬던 역습 공격의 형태도 유사할 전망이다. 카타르는 '홍명보호'와의 경기에서 허리진을 수비 진영으로 내려 수비벽을 두텁게 하는 특징을 보였다. '선 수비 후 역습'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카타르가 두 가지 전술을 생각하면서 한국과의 경기를 대비할 것이다. 수비적으로 나오거나 역습을 위주로 공략하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활약한 공격수 하산 알하이도스와 수비수 칼리드 무프타흐는 카타르 A대표팀에도 포함된 신예들이라 선수들의 정보 파악에도 도움이 됐다.
중동의 평준화를 주목해야 한다. 최 감독은 "이전 중동의 강호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이 하향세를 보인 반면 카타르 등 중하위권의 약진이 돋보인다"며 경계했다. 카타르는 이란과의 3차 예선에서도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3차 예선에서 이란과 한 조였던 카타르는 2승4무를 기록했고, 이란과는 2차례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6경기에서 5실점 밖에 하지 않았던 점을 눈 여겨봐야 한다. 수비를 두텁게 세우며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였다.
한국은 오는 6월8일 카타르와 첫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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