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고의 ‘스피드전쟁’이 시작된다. 시속 350㎞까지 내달리는 최첨단 머신들의 향연인 포뮬러원(F1) 2012 시즌이 호주 그랑프리(16~18일)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20라운드로 치러지게 되는 올 시즌 F1 그랑프리는 전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의 복귀와 미국시장의 가세 등으로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2012 F1 그랑프리의 관전포인트를 들여다봤다.
‘스피드제왕’의 만남
이번 시즌 가장 눈 여겨볼 대목은 라이코넨의 귀환이다. 2009년을 끝으로 F1 무대를 떠난 라이코넨은 3년 만에 돌아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 등에서 활약한 그는 로터스 유니폼을 입고 ‘레드불-맥라렌-페라리’ 3강 구도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코넨은 “마치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라이코넨의 가세로 모두 6명의 챔피언 출신이 ‘스피드킹’을 가리게 됐다. 챔피언 출신 6명이 레이스를 벌이는 것은 F1의 62년 역사상 처음이라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제바스티안 페텔(레드불), 젠슨 버튼, 루이스 해밀턴(이상 맥라렌),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미하헬 슈마허(메르세데스)도 F1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스피드 제왕들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어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페텔의 3연패 도전은 험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2010년 역대 최연소 나이(23세133일)로 챔피언에 오른 페텔은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무려 11승을 쓸어 담았다. 3연패에 성공하면 후안 마누엘 판조(아르헨티나ㆍ1954~57), 슈마허(독일ㆍ2000~0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페텔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전망이라 누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역대 최다 챔피언(7회) 타이틀을 차지했던 슈마허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르세데스와 계약이 만료돼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2월에 열린 테스트 주행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펠리페 마사(페라리)와 마크 웨버(레드불)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미국시장 열기 가세
올 시즌 F1은 흥행요소로 가득하다. F1은 미국시장을 재겨냥하고 있다. 2007년 이후 맥이 끊겼던 미국 그랑프리가 올 시즌 재개되기 때문이다. 미국 그랑프리는 11월16~18일 텍사스주 오스틴 서킷에서 19라운드 경기로 열린다. 2007년까지 미국에서 F1 레이스가 열린 횟수는 총 62회. 하지만 미국 출신의 F1 드라이버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자연히 관심에서 멀어지게 됐다. 올해 레이스를 펼치게 되는 24명의 정식 드라이버 중 미국 출신은 전무하다. 그렇지만 라이코넨이 지난해 미국무대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F1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평가 받는 F1은 흥행의 극대화를 위해 일정도 조율했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과 윔블던 테니스의 일정을 피했고,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열리게 된다. 16라운드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10월12~14일 전남 영암에서 변함없이 개최된다. 2010년 첫 대회를 유치한 뒤 3시즌째를 맞게 됐다. 지난해 16만명의 구름 관중이 몰리는 등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코리아 그랑프리는 추월포인트가 많아 흥미로운 레이스로 평가 받는다.
한편 개막전이 열리는 호주 그랑프리는 런 오프 구역이 상설 트랙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아 한 번의 실수가 큰 충돌로 이어지는 악명 높은 코스다. 2008년에는 3회나 세이프티카가 투입됐고, 22명의 드라이버 중 단 7명이 완주에 성공했다. 호주 그랑프리 최다 우승자는 슈마허(4회)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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