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이 올해 2가지 늘었다.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를 한번에 예방하는 혼합백신(콤보백신, DTaP-IPV)과 청소년 및 성인용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Tdap)이다. 혼합백신의 등장으로 달라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접종 방법을 아이 연령대에 맞춰 알아본다.
생후 2개월 전, 혼합백신으로 시작
지난해까지는 생후 2, 4, 6개월, 15~18개월, 만 4~6세 때 각 1회씩 총 5번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DTaP)을, 또 생후 2, 4, 6개월, 만 4~6세 때 각 1회씩 총 4번 소아마비 백신(IPV)을 따로 맞혀야 했다. 이 두 가지 백신 접종 횟수만 해도 무려 9번이나 된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DTaP와 IPV가 섞여 있는 혼합백신으로 바꿔 맞아도 된다. DTaP-IPV는 생후 2, 4, 6개월과 만 4~6세 때 각 1회씩 총 4번만 맞는다.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의 4가지 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총 접종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아직 DTaP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생후 2개월 전이라면 혼합백신 접종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DTaP-IPV 혼합백신으로는 인판릭스와 테트락심이 있다. 이 중 인판릭스에는 백일해 예방 효과를 높이는 성분(퍼탁틴)이 추가로 들어 있다.
생후 2~6개월, 교차접종 따져보기
처음 DTaP나 IPV를 맞는 생후 2, 4, 6개월 때를 기초접종시기라고 부른다. 아이가 기초접종시기에 이미 DTaP와 IPV를 따로따로 맞았다면 무조건 혼합백신으로 바꾸지는 말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이다.
다만 같은 회사가 만든 백신이라면 혼합백신으로 바꿔 맞히는 게(교차접종)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TaP와 IPV 백신을 GSK의 인판릭스와 폴리오릭스로 각각 맞은 아이라면 같은 회사의 혼합백신인 인판릭스-IPV로 기초접종 도중 바꿔도 된다는 얘기다. 생후 2, 4개월에 인판릭스와 폴리오릭스를 각각 맞은 아이에게 남은 기초접종시기인 6개월에는 인판릭스-IPV를 접종시키는 식이다.
생후 7개월 이상, 혼합백신 추가접종 가능
DTaP나 IPV를 3번 기초접종 한 다음에 맞는 걸 추가접종이라고 부른다. 생후 6개월까지인 기초접종을 모두 DTaP와 IPV 별도로 맞았어도 추가접종은 혼합백신으로 바꿔 맞을 수 있다.
한국보다 먼저 혼합백신을 활용해온 미국과 영국은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접종완료율이 각각 77.8%(2010년), 96.0%(2011년)에 달한다. 한국은 기초접종 이후 추가접종 완료율이 절반을 크게 밑돌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만 4~6세 때 맞는 DTaP 5차 접종률은 20.0%(2011년), IPV 4차 접종률은 35.2%(2011년)에 그치는 실정이다. 혼합백신으로 접종횟수가 줄어 편의성이 향상되면 앞으로 접종률도 높아질 거라고 보건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만11~12세, 청소년용 추가접종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는 영∙유아 때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8~10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11년간 국내 백일해 발생건수를 조사한 결과 10세 이상 환자가 2009년 6명, 2010년 3명에서 지난해 31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부터 청소년과 성인용 백신(Tdap)이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추가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Tdap은 DTaP와 IPV를 별도로 맞았든 혼합백신으로 맞았든 상관없이 만 11~12세 때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Tdap은 DTaP와 마찬가지로 3가지 병을 예방하는 백신이지만 이름이 다른 이유는 용량 차이 때문이다. 어른의 몸은 아이와 달리 과거 예방접종으로 어느 정도는 면역체계가 잡혀 있다. 그래서 Tdap의 디프테리아 예방성분은 DTaP의 5분의 1, 백일해 성분은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다. 국내에서 맞을 수 있는 Tdap은 아다셀과 부스트릭스 등이 있다.
올해부터 DTaP와 IPV, DTaP-IPV, Tdap 모두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각각 5,000원에 접종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접종비용을 추가 지원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무료로도 맞는다. 예방접종도우미사이트(nip.cdc.go.kr)에서는 접종비용 지원 의료기관과 아이 연령별 예방접종 일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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