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정상이 고유가를 타개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워싱턴에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푸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석유 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해 온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급확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미국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전략비축유 방출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의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1월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고유가로 인한 지지도 하락을 만회할 해법을 백방으로 고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는 갤런당 3.8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어 사상 최고가(4.11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7월 수준에 접근해 있다.
미국은 미영 정상회담과 별도로 유럽 국가들을 설득해 국제에너지기구(IEA) 차원에서 전략비축유를 대규모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도 확인됐다. IEA는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소비국 모임이다.
미국은 7억 2,700만배럴에 이르는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한 달 이상, 한국은 380일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지난해 리비아 사태 때 3,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풀어 국제유가를 8% 가까이 끌어 내린 전례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비축유 카드가 이번에도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지금의 유가 상승은 수요에 대한 기대심리 외에도 이란 핵문제 등 수급에 차질을 줄 불확실한 국제정세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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