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의 금융자산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 그 결과 가계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가계 부문(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자산은 2,303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 늘었다. 반면 가계 부문의 금융부채는 1년 전보다 8.5% 급증한 1,103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가계 부문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010년 말 2.15배에서 작년 말 2.09배로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96배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 만큼 가계의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는 얘기다.
가계의 지난해 자금 운용은 ▦예금 부문 79조2,000억원 ▦보험 및 연금 55조4,000억원 ▦유가증권 9조6,000억원 등이었고, 자금 조달은 예금은행 차입 59조8,000억원, 기타금융기관 차입 23조5,000억원 등 전년보다 모두 확대됐다.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은 1경89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말보다 5.5%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 보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사상 최저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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