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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직격탄… 국내 유화업체들 "감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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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직격탄… 국내 유화업체들 "감산 불가피"

입력
2012.03.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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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감산까지 검토하며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해외업체들은 이미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가장 기초 원재료인 '나프타'를 비롯해, 이를 분해해 제조하는 각종 제품 가격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면 나오는 중질 가솔린이어서 가격이 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 그런데 나프타를 다시 분해하면 합성 수지ㆍ고무ㆍ섬유 등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벤젠ㆍ톨루엔ㆍ자일렌) 등의 제품을 얻을 수 있는 데 이들 제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뛰고 있는 것.

국제시장에서 올초 톤당 1,000달러 미만이던 나프타 가격은 유가상승으로 지난달 1,000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이달 들어 1,100달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타디엔 가격도 이달 들어 지난해 말 보다 10% 이상 급등한 톤당 3,600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등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실제 중동산 두바이 현물유가가 13일 기준 배럴당 124.21달러대를 기록했다. 2008년 7월 배럴당 14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08년 12월에는 37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내면서 3년여 만에 3배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유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불황에 빠져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마저 올해 성장률을 8%에서 7.5%로 하향 조정할 정도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며"유가 등 원료가격은 상승하는데 불경기로 인한 수요부진때문에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다 보니 업체들이 높은 원재료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 업체들은 생산량 줄이기에 나섰다. 중국 사이노펙은 연산 980만톤중 5~10% 감산을 결정했다. 사이노펙은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800만톤대까지 생산 규모를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CPC(연산 110만톤 규모)도 10% 감산에 돌입했으며, 다른 글로벌 대형 석유화학기업들도 추가 감산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아직 감산엔 들어가지 않았지만 시기만 남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두바이유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30 달러를 돌파하면 감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돈이 안 되는 제품 생산부터 줄이는 등 여러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무엇보다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도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률이 5~7% 이상 가중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5~6월엔 감산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석유화학기업들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력 제품을 거의 마진 없이 팔고 있어 팔아봤자 오히려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조만간 상황 개선이 없는 한 감산 돌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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