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의 특허만료는 2012년 5월 17일인가, 2014년 5월 13일인가. 1999년 국내에서 출시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물질특허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 출시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특허권을 가진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측은 특허 만료가 2014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단시일 내 복제약 출시가 이뤄질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화이자는 비아그라에 두 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약효를 내는 물질에 대한 특허만료는 올해 5월 17일까지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 29곳이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계획서를 제출해 시험실시를 허가 받았고, 이중 3곳이 생동성 시험을 통과해 이달 중에 복제약 허가가 나올 전망이다. 생동성 시험이란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과 동일하게 인체에 흡수되는지를 입증하는 시험이다.
하지만 화이자측은 정작 중요한 특허는 2014년 5월 13일까지 보호되는 용도특허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다른 신약들과 달리, 물질 자체의 발견보다 원래 협심증 치료제에서 발기부전 치료의 효과를 포착한 용도발견이 더 중요하다는 것. 제약업계에 자문을 하는 한 변리사는 "푸른곰팡이는 늘 있어왔지만 포도상구균에 효과가 있다는 용도를 밝힘으로써 페니실린이 각광받았던 것 아니냐"며 "비아그라의 용도특허도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이 화이자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아그라는 미국 법원 1심에서 용도특허를 인정받았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미 물질특허가 만료됐는데도 복제약이 출시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CJ제일제당과 한미약품 등이 특허심판원에 비아그라의 용도특허 무효소송과 용도특허 권리범위 확인소송을 진행 중이다. 원래 1심 판결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제약업계는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과, 추후 배상을 하더라도 일단 복제약을 출시하겠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약청 허가는 특허와 상관없이 생동성 시험 결과를 토대로 내주게 돼 있으며, 특허 문제는 제약사들 간 소송 등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화이자의 국내 복제약 이름이 '자하자''스그라''쎄지그라''오르그라''불티스''헤라크라' 등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오남용 우려가 있다며 식약청은 제약사와 협의해 제품명 변경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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