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 이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좀처럼 취업자수는 떨어지지 않는데다 늘어난 양에 비해 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원인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4만7,000명 늘어나 호조세를 이어갔다. 실업률(4.2%)이 1월보다 0.7%포인트 올랐지만 매년 이맘때 졸업ㆍ방학을 맞아 취업희망자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작년 2월(4.5%)보다 호전된 수치다. 청년(15~29세) 실업률(8.3%)도 1년 전보다는 0.2%포인트 하락했고 전체 고용률(57.5%) 역시 0.4%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그럴듯한 수치에도 불구,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문제점이 많았다.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8,000명 줄어들며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신 서비스업(51만6,000명 증가)이 고용증가를 이끌었는데, 서비스업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자리가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제조업에서 밀려난 인력이 생산성 낮은 서비스업에 흡수되면서 구조적인 빈곤층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층과 자영업자 중심의 취업자 증가세도 우려 대상이다. 50대(30만8,000명)와 60대 이상(16만명)이 전체 고용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20ㆍ30대는 젊은 층 인구가 감소한 점을 감안해도 각각 3만5,000명, 2만5,000명 증가에 그쳐 격차가 컸다. 고령층이 대부분인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부터 계속 늘어 지난달에도 13만3,000명이나 증가했다.
통상 고용이 경기변화에 후행한다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흐름이 꺾인 이후에도 40만명 이상 일자리 증가가 지속되는 점 역시 의문이다. 기획재정부 김범석 인력정책과장은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해고가 어려운 상용직이 많이 늘어났고 고령층 자영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 등이 고용지표의 경기 후행성을 더 늦추는 것 같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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