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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 경영 2기 맞는 KT의 과제/ 흔들리는 통신 1등… 늘어나는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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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 경영 2기 맞는 KT의 과제/ 흔들리는 통신 1등… 늘어나는 적들

입력
2012.03.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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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14일 자축연을 열었다. 이동통신,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매출에서 KT를 앞섰다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의 지난해 매출이 13조4,990억원으로 KT와 KT파워텔의 13조3,602억원을 앞섰다. 마침내 SK가 명실상부한 통신 1위가 됐다"고 밝혔다. 전용회선을 뺀 것이긴 하지만 유무선 통신 매출에서 KT를 앞지른 건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KT는 발끈했다. KT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전용회선 서비스와 KT네트웍스의 통신매출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통신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의 라이벌 관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이날의 공박 역시 그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가 진짜 1등인지 여부를 떠나 분명한 건 KT의 통신서비스 매출 감소세가 심각하다는 것이고, 그런 만큼 '통신공룡' KT의 위상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KT의 수장인 이석채(사진) 회장은 16일 주총에서 연임을 확정 지을 예정. 하지만 최근의 매출감소세와 맞물려 '이석채 2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국제회계연결(K-IFRS)기준으로 총 매출이 2010년 20조3,390억원에서 작년엔 21조9,900억원으로 8.1% 증가했다. 국내외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을 성적이다.

하지만 통신서비스 매출은 15조1,990억원에서 14조6,770억원으로 3.4% 감소했다. 통신서비스 매출이란 ▦유선통신인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무선통신인 이동통신 및 별도 데이터 판매수익을 말한다. 통신서비스 매출이 줄었는데도 총매출이 늘었다는 건 휴대폰 판매 같은 다른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뜻.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선통신 매출이 떨어졌고, 무선통신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요금할인이 늘어났고 마케팅비용을 줄이지 못해 통신서비스 매출이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는 놀라운 변신을 거듭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오랜 공기업 체질을 바꿔갔고,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도 줄였다. KT와 KTF합병도 이뤄냈고, 과감한 아이폰 도입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도 앞당겼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통신서비스매출이 감소한다는 건, 어떤 것으로도 만회하기 힘들 만큼 심각한 위험요소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업계의 한 고위소식통은 "통신회사가 통신매출이 줄었다면 아무리 다른 매출이 늘어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건 매출이나 이익 차원이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석채 2기'의 핵심과제로 통신서비스 매출회복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망은 밝지 않다. 올 통신시장의 최대 격전장인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자체가 늦었기 때문이다. KT는 주파수 정책실패로 LTE를 위한 주파수를 미리 확보하지 못해, 최근까지 2세대 이동통신서비스 강제종료 논란을 겪었다. 결국 경쟁업체들보다 6개월 늦은 올해 1월에야 LTE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결과 이 분야에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꼴찌로 떨어진 상태다. LTE의 출발이 늦었던 만큼 이를 만회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어, 결국 악순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사방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스마트TV가 과도한 인터넷 접속량을 유발한다며 접속을 5일 동안 강제 차단, 큰 논란을 빚었다. 경쟁업체에 빌려주도록 돼 있는 전신주, 관로 등 필수설비를 제공하지 않아 지금도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유선통신사업자들과 큰 마찰을 빚고 있다. KT가 강성행보로 잦은 마찰이 빚어지자 방송통신위원회 조차 "KT에 문제가 많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는 2기를 맞는 이석채 회장이 과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만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융합상품 개발 등으로 타개책을 찾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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