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정부가 집단 체포한 탈북자들의 북송을 보류하다가 이들 중 일부의 북송을 강행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다. 탈북자 문제가 크게 이슈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탈북자 문제는 1990년 후반이 출발점이다. 당시 계속되는 식량난 때문에 생존이 어렵게된 북한 주민들이 더 이상 희망이 없는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중국당국은 소수의 탈북자만이 중국에 체류 했을 때는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대량의 북한주민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사정이 돌변했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체류자로 멍에를 씌워 체포된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 보내고 있다. 북한에 보내진 탈북자들은 북한보위부 당국자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고문과 처형, 중노동에 처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도자 김정은 마저 "김정일 애도 기간에 탈북한 사람 들은 삼족(三族)을 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북한이라는 집단의 잔학행위가 전세계는 물론 인류역사에도 찾아볼 수 없는 범죄 행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죄가 있다면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죄뿐이다. 모든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 정의롭게 살 권리가 있는 것이 인류 보편의 가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중국 당국이 이들 탈북자를 돌려보내는 데 항의해 단식농성을 벌이는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에 대한 진보성향 단체들의 비판이다. 표현이 지나친 부분이 한 둘 아니다. 마치 우리속담에 "나무라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표현이 이들에게 적절하다.
강제로 보내는 중국은 시어머니격이고, 북한을 두둔하는 일부 진보단체들은 시누이격이다. 이들은 박 의원을 향해 "공천을 받기위해 쇼를 한다"거나 "다이어트하면서 사기 치지 말라" 고 비난 하는가 하면, 수감중인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연자 정봉주 전 의원 사이트에선 "안면 근육 배열을 보니 기절한 게 아니다", "오버 적당히 해라" 등의 야유를 보냈다.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4년 "탈북자를 받아들이면 북한이 곤란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래적 남북관계를 위해 이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던 장본인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6·15 공동 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우리민족끼리' 세력은 지금까지 탈북자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여 왔다. 이들은 북한 인권법 통과에 반대를 해온 중심 세력이다. 6·15 남측 위원회에 참여했던 조국통일 범민족 연합(범민련) 남측 본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은 탈북자 문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촉구, 한미 정례군사훈련 반대 등 정치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2004년 베트남을 통해 468명의 탈북자가 대거 국내에 들어온 뒤 북한이 반발하자 "탈북을 부추기는 기획 탈북을 중단시키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만약 북한에서 중동의 민주화나 동구 소련에서와 같은 북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 3대세습 독재자들이 제거되고 나면 이들 세력은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대변도 하기 전에 북한주민들로부터 돌팔매를 먼저 맞을 것이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겸임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