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4월에 예정된 이란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협상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14일 익명의 외교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클린턴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유엔 안보리 회의가 끝난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해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은 "4월로 예정된 이란과 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사이의 협상이 이란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이란과 원만한 관계인 러시아가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을 이란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산트는 같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올해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스라엘은 만일 미국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으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말 대선에서 미국 내 유대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을 것이라며 사실상 오바마를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란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전쟁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며 오히려 수많은 문제들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많은 국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평화를 호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만약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란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이란 전쟁을 염두에 둔 행동을 검하고 있으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군대를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면 "이란으로부터 러시아와 접경한 아제르바이잔으로 엄청난 난민들이 밀려들 것"이라며 "이란 전쟁은 그렇잖아도 복잡한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러시아가 이란 전쟁에 대비한 행동 계획을 마련해 뒀음을 시인했다. 그는 정부부처간공동위원회에서 러시아인 보호에 초점을 맞춘 행동 계획이 만들어졌으며 이 계획은 극비에 부쳐져 있다고 전했다.
황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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