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8일 선보인 ‘뉴 아이패드(사진)’의 특징 중의 하나는 종전 모델에 비해 해상도가 월등히 개선됐다는 점. 기존의 아이패드2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화질로, 화면은 또렷해지고 색상도 선명해졌다.
하지만 이 패널은 공교롭게도 현재 특허전쟁 상대로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블룸버그는 그 동안 아이패드 패널 공급을 담당했던 한국의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 등이 애플의 요구했던 높은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삼성전자가 이 몫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제품 행사장에서 소개됐던 뉴 아이패드의 패널 역시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뉴 아이패드 패널은 당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샤프 등이 공동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고해상도 ▦낮은 전력소모량 ▦밝기 등을 유지시켜 달라는 애플의 까다로운 요청에 삼성전자 제품만 통과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품질 앞에선 적(삼성전자)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기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메모리 칩에 이어 디스플레이 패널까지 애플에 공급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뉴 아이패드용 패널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사는 특허 법정에선 난타전을 주고 받고 있지만, 부품협력관계는 오히려 종전보다 훨씬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비니타 자칸월 시니어 매니저는 “뉴 아이패드는 아주 높은 해상도를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사용된 터치스크린은 그 만큼 요구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전력 소비와 밝기, 고해상도까지 맞춰달라는 애플의 요구를 LG디스플레이나 샤프가 맞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초 물량공급에 실패한 LG디스플레이와 샤프도 이번 달부터 애플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킨 뉴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애플 아이폰4와 아이폰4S, 아이패드1과 아이패드2의 패널을 공급해 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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