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높아지는 승자독식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비판, 이에 맞물린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요구 증가.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공헌인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 사회공헌활동(CSR)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SR전략연구소(대표 이종재) 주최로 14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ISO 26000과 CSR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기업이 환경, 인권 등 분야에서도 책임을 다한다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ISO 26000은 기업ㆍ정부ㆍ민간단체(NGO) 등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기 위해 2010년에 만든 국제 표준. 인권 환경 노동관행 등 7가지 핵심주제를 담고 있다.
브래들리 구긴스 전 미국 보스턴대학 기업시민연구소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그 동안 단순히 금전적 기부에 그쳤다”면서 “그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월가의 반 자본주의 시위까지 시장경제에 대한 회의감이 계속 높아지는데도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젠 사회공헌은 경영외적 자선활동이 아니라, 그 자체가 경영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ISO 26000 조문 작성에 참여한 한스 크뢰더 네덜란드 CSR컨설팅 대표는 “ISO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노동기구(ILO)등의 국제적 지침으로 자리잡게 됐으며 CEO들의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에 대한 진일보한 개념도 제시됐다. 웨인 비서 CSR 인터내셔널 창립자는 “기존 기업의 일방적 전달에 그친 사회공헌을 ‘CSR 1.0’이라고 부른다면 CSR 2.0은 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인권침해 등까지 고려해 소비자 및 직원과 소통,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GE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지역 공동체와 이슈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등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선 LG그룹, 우정본부 등의 사례 발표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주요 참석자들은 이날 ‘대한민국 CSR 뉴 스타트 선언식’도 가졌다. 한국SR전략연구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 사회단체의 CSR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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