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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여성硏 '여성주의 고전을 읽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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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여성硏 '여성주의 고전을 읽다' 출간

입력
2012.03.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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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여성연구소는 지난달 16일 '농담과 비키니, 나꼼수 사건을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이란 긴급 집담회를 열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성희롱 발언 논란을 통해 한국사회 페미니즘 인식을 분석, 비판한 이 자리에는 평일 낮인데도 6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집담회는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대학생과 시민이 함께 하는 정기 토론회다. 한국사회 현실에 맞는 페미니즘 이론을 논의,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2001년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개최해 지난달 106회를 맞았다. 한정숙 소장(서양사학과 교수)은 "여성학은 사회변화와 함께 발전하는 학문이다. 학문적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로 집담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여성연구소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한길사 발행)은 2007, 2008년 집담회 내용을 담은 여성학 입문서다. 근대 페미니즘 담론의 시발점이라 불리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인권의 옹호> 부터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트러블> 까지 여성학 담론의 대표학자 10명의 저작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소개한다. 연구소 연구원들과 고정갑희 한신대 교수, 이순예 이화여대 강사 등 각 사상가를 전공한 학자들이 함께 썼다.

한 소장은 "고전을 통해 여성학 사상사를 정리해보자는 취지로 여성학 학자들을 초청해 2년 동안 집담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2007년에는 보부아르를 비롯한 근현대 대표저서를, 2008년에는 엥겔스, 콜로타이 등 사회주의 페미니즘 저서를 소개했습니다. 책을 묶으며 대표작들을 시대별로 다시 정리했고요. 책을 차례로 읽다 보면 여성주의 사상사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동등권을 주장한 울스턴크래프트의 <인권의 옹호> 는 여성주의 연구의 시발점이 된 책이고, <여성의 종속> 은 진보적 자유주의자인 존 스튜어트 밀이 여성참정권 운동을 주도하며 쓴 저서로 자유주의적 여성주의의 고전으로 꼽힌다. 보부아르가 실존주의 철학과 페미니즘 담론을 연결시킨 <제2의 성> 은 20세기 여성학의 대표저서다. 버틀러의 <젠더트러블> 은 계급/인종/젠더를 중심의 90년대 여성주의 담론을 섹스/젠더/섹슈얼리티 범주로 바꿨다.

이들 학자를 사상적으로 분류하자면 울스턴크래프트와 밀, 프리단은 자유주의적 여성주의자, 엥겔스와 베벨, 콜론타이는 사회주의적 여성해방론자,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급진적 여성주의자, 뤼스 이리가라이, 버틀러는 포스트모던 여성주의자다. 한 소장은 페미니즘 담론의 전환을 가져온 학자로 울스턴크래프트와 엥겔스, 보부아르를 꼽으며 "담론적 전복과 재전복을 통해 여성주의는 당대 중요한 정치, 사회, 문화 이론과 결합하며 그 내용이 더 다양해지고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학은 사회를 보는 여러 방법 중 젠더에 초점을 둔 것일 뿐 삶과 사회를 성찰한다는 면에서 다른 인문학과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80년대 학번 후배들이 있어요. 이 책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는 기쁨, 앎의 기쁨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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