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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예술 탐정과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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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예술 탐정과 사기꾼

입력
2012.03.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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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 의 실존인물 마우리치오 세라치니(65)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교수는 '예술 탐정'으로 불린다.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생명공학자인 그는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을 과학수사 하듯 추적, 분석하는 일이 전문이다. 그러나 소설과 영화로 성공한 <다빈치 코드> 가 그렇듯 진실된 탐구와 거리 멀다는 비판이 많다. '예술 사기꾼'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다.

■ 세라치니가 역사 속에 묻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벽화를 450년 만에 찾았다고 주장, 센세이션을 불렀다. 다빈치가 1505년 피렌체 베키오 궁전 벽에 그리다가 중단한 벽화는 1563년 벽면 리모델링과 함께 사라졌다. 다만 루벤스 등의 모사(模寫) 스케치를 통해 '최후의 만찬'보다 뛰어난 최고 걸작이라는 신화로 남았다. 세라치니는 리모델링 때 거장 조르조 바사리가 그린 다른 벽화 안쪽의 원래 벽면에서 신화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 그는 CSI 수사드라마가 무색한 과학적 기법을 동원했다. 고주파 투시 레이더와 레이저, 적외선 장비로 바사리 벽화 안쪽의 공간을 발견했다. 다빈치 벽화를 그대로 둔 채 새로 벽을 쌓은 것으로 추정, 거센 논란을 무릅쓰고 바사리 벽화에 구멍을 뚫어 특수내시경으로 안쪽 벽의 유성(油性) 물감 성분을 분석했다. 첨단 중성자 장비를 이용, 다빈치가 '모나리자'등에 쓴 것과 같은 성분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 다빈치는 프레스코 방식 수채화가 아닌 유화(油畵)로 벽화를 그리다가 물감이 흘러내려 뒤섞이는 바람에 중도 포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설령 다빈치 작품이 맞더라도 걸작 상태로 남았을지 의문이다. 500년이 지나면서 표면이 거의 부서져 떨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신화를 확인하기 위해 거장 바사리의 온전한 벽화를 떼어낼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애초'신화 발굴'후원금을 노린 세라치니와 관광객 유치를 바라는 피렌체 시가 합작한 미디어 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키오 궁은 피렌체 시청사로 쓰고 있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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