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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 맞은 이동국/ "롤러코스터 축구인생, 다시 정점을 향해 달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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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 맞은 이동국/ "롤러코스터 축구인생, 다시 정점을 향해 달리는 중"

입력
2012.03.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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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하지만 불세출의 스타라도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축구스타 중 가장 드라마틱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라이온 킹' 이동국(33ㆍ전북 현대)이 떠오른다. 98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그는 14년이 지난 지금도 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행을 결정 짓는 결승골을 터트린 이동국을 13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선수단 숙소에서 만났다. A대표팀 경기를 치른 뒤 처음으로 갖는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였다.

'최강희호' 출범 후 2경기에서 연속 골을 넣은 이동국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문전에서의 침착함과 세기 조절이 돋보였다. 비결은 '평온함'. 이동국은 "전북 팀에서 운동하는 것 같았다. 감독님과 훈련 패턴이 똑 같아서 하던 대로 했다"며 이전과는 달리 대표 팀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 편하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문전에서의 여유로움에 대해서는 "프로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면 실력적인 부분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얼마나 자기 것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경험과 마인드 컨트롤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예선 조 편성에 대해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과 격돌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선수들로선 물론 일본전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한일전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본과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중동 킬러' 이동국은 이란전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란은 아시아지만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몸싸움이 강하고 거칠기 때문에 일정을 잘 조절해서 체력적으로 잘 준비하겠다."

1998년 프로 데뷔 후 4차례 월드컵이 지나갔지만 이동국은 월드컵 출전 시간이 고작 51분에 그쳤다. 명성에 비해 초라한 결과다. 이로 인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자 모든 관심은 '과연 이동국이 월드컵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에 맞춰졌다. 이동국 스스로도 "'월드컵 득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2년 넘게 남아있기 때문에 오히려 담담해 했다. 그는 "원래 앞 일에 대해서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당장 며칠 앞에 경기가 있다"며 "2014년 월드컵을 굳이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대해선 아직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당면 목표를 K리그의 새 역사 도전으로 잡았다. 남은 축구 인생에서의 중요도 순위도 K리그의 전무후무한 기록(K리그 최초 3회 MVP, 우승, 최다 공격 포인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본선무대의 득점보다 앞섰다. 이동국은 이미 개인 통산 최다골(117)을 경신하는 등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하고 있다. '내 축구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다'는 말에는 동그라미를 그렸지만 '정점에 있다'는 질문에는 세모를 표시했다. 그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메시라 하더라도 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축구 선수들은 항상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정점을 찍는다는 표현은 못할 것 같다"며 "하지만 항상 마지막은 좋게 마무리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후배 박주영(27ㆍ아스널)에게 그 동안 꼭 해주고 싶었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이동국은 "축구 외적으로 더 강해지라"는 조언을 던졌다. 2007년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던 이동국은 아스널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는 박주영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다. 이동국은 "박주영만큼 큰 무대에서 나가 뛸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정신적으로 강한 친구라 충분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밸런스가 깨진다. 리저브 경기를 통해서 세트피스 감각 등을 계속 유지해야 대표팀에서도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다"며 주눅 들어 있을 수 있는 후배에게 응원을 보냈다.

프로 15시즌째를 뛰고 있는 이동국은 2009년 K리그 우승 당시를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꼽는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09년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는 "득점왕은 스트라이커라면 누구나 욕심나는 타이틀"이라며 두 번째 환희의 순간을 설명했다.

아버지가 정성스럽게 모아둔 스크랩북이 보물이다. 이동국은 "아마 집에 불이 나면 아버지는 가장 먼저 저의 신문기사들을 모아놓은 스크랩북을 챙길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20권 이상의 스크랩북을 보관하고 있는 이동국의 아버지 이길남씨는 지금도 아들의 기사가 나오면 스크랩을 한다. 가족도 보물 중의 보물. "훈련 시간 외는 되도록이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지만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만은 챙기려 한다. 주로 쉬는 날에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98년 이후 처음으로 '예능 나들이'도 했다. 우연히 '힐링 캠프' 프로그램을 보게 된 이동국은 섭외 요청에 흔쾌히 응했지만 곧 후회와 시원함이 교차했다. "처음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약속했다. 하지만 제 얘기가 시청자들이 들었을 때 과연 재미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자 초조해지면서 출연을 취소하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로 "함께 출연했던 아내가 알아 보는 사람이 많아져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 동안 '당신은 공인으로서 어떻게 살았느냐'며 저를 이전보다 더 대단하게 봐줬 흐뭇했다"고 했다.

■ 이동국 프로필

▲생년월일: 1979년 4월29일 신체조건 187㎝, 83㎏

▲출신교: 포항제철중-포철공고-위덕대

▲소속: 포항(1998~2000)

-브레멘(독일ㆍ2001.01~2001.06)

-포항(2001.07~2002)-광주(2003~2004)

-포항(2005~2007)

-미들즈브러(잉글랜드ㆍ2007~2008.05)

-성남(2008.07~2008.12)-전북(2009~)

▲포지션: FW

▲별명: 라이온 킹

▲프로데뷔: 1998년

▲A매치 기록: 88경기 28골

▲좌우명: 현실에 충실하자

▲취미: 맛집 찾아 다니기, 골프

▲기록: K리그 개인통산 최다골(117골)

K리그 최초 그랜드슬램(신인상ㆍ득점왕ㆍMVPㆍ도움왕)

AFC 챔피언스리그 한국인 최다골(13골)

완주=글·사진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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