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힘으로 살아야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의미 있게 살 수 있습니다."
2003년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의 저자이자 세계적 교육가 장병혜 박사가 팔순을 맞은 올해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화두를 던지는 교양서다. 나의> 아이는>
19세 때 미국으로 건너 가 피츠버그대와 조지타운대에서 역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민 자녀들이 모국어와 영어를 함께 배울 수 있게 한 이중언어 교육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책에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유학 1세대로 40년 넘게 교육학자와 역사학자, 또 세 아이의 엄마로 살며 겪은 깨달음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 참석한 장 박사는 "권력도, 명성도, 지식도 인생을 사는 데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지' 같은 진부한 질문에 대한 태도에서 그 사람의 인생이 결정 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를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들은 대부분 아버지께 받은 정신적 유산"이라고 했다. 장 박사의 아버지는 초대 외교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고 장택상 선생이다. 그가 자녀교육을 주제로 강연 할 때마다 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라"고 강조하는 것도 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이다.
"아버지께선 이념 갈등이 심각했던 시기를 사시면서도 박헌영 남로당 위원장처럼 본인이 원하면 북으로 자유롭게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실 만큼 유연한 사고를 지녔지요. 이런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겐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을 키우려면 2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수했어요. 아버지께는 '스스로 생각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이든지 존중하셨던 겁니다."
장 박사는 "'마이 웨이'를 위해선 자신이 속한 조직과 이웃, 나아가 공동체에 대한 고민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국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긍정하고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써의 '애국심'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가 안락한 은퇴 이후의 삶을 포기하고 귀국해 강연과 저술활동 등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제 인생에 은퇴는 없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한국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게 남은 사명감입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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