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 시장 현장중심 시정 "구체적 대안 부족" 비판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 시장 현장중심 시정 "구체적 대안 부족" 비판론

입력
2012.03.13 17:41
0 0

"전통 시장과 골목 상권을 대변할 수 있는 명예 부시장을 임명하겠다."" 서울을 책 읽는 도시로 만들겠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13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서울형 전통시장 발전방안' 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엔 광진구 정보 도서관에서 열린 '책 읽는 도시, 서울 어떻게 만들 것인가' 좌담회를 찾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든 박 시장이 숨가쁜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시와 현장 중심의 시정운영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콘텐츠 부재와 행정 지원 부족, 이상주의적 비효율성 등으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을 중시하는 박 시장의 시정 철학이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과 대안 제시 부족으로 "시민단체를 운영하던 시절의 문제 제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서울대공원을 방문한 박 시장은 불법 포획 사실이 알려진 돌고래 제돌이를 8억 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내부에서조차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을 시 예산과 행정절차 등에 대한 단계적 검토 없이 박 시장이 즉흥적으로 수용한 대에 부정적 시각이 비등하다. 또 시민단체와 인터넷을 통한 소통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박 시장의 의욕을 서울시 관료들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 11일에 유명 중학생 블로거를 '1일 시장'이란 이름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해 보고 시민의 견해를 시정에 반영한다는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1일 시장'은 세계 여성의 날 행사참여 등 약 5시간30분간 박 시장을 따라 다니는 선에서 그쳤다.

최근 박 시장이 의욕적으로 공개한 여성대책도 시 산하 기관 비정규직 여성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시기와 인원 수, 절차 등 알맹이는 빠진 채 발표됐다. 부서간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성 정책을 담당하는 시 관계자는 "부서간 협조와 조율이 쉽지 않다"며 "관료사회가 독주하는 시장의 모습만을 바라볼 뿐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박 시장 참모진이 시 행정에 문외한인 정치인과 시민단체 출신으로 구성된 탓에 시 공무원 관료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또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박 시장이 문제나 의혹 제기는 능숙하지만 행정적 관리나 일 처리가 아직은 미숙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박 시장이 시정의 중심을 현장으로 옮기고 시민 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시정에 활력이 돌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많다. 송석휘 서울시립대 교수는 "박 시장이 시 공무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점은 평가할 만 하다"며 "그러나 시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이를 소화하는데 무리가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박 시장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서울시 한 고위 관계자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을 방문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을 모두 이벤트라고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다만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할 문제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앞으로 심사숙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