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지난해 투자대상 중 가장 빛났으나, 최근 그 빛이 많이 바랬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최소 1년간 금만큼 반짝이는 투자대상이 없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제로인 등에 따르면 금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7.58%이다. 개별 펀드 중엔 20% 가까이 빠진 것도 있다. 지난해 1년간 평균 10% 이상 상승하며 수익률 지존에 올랐던 걸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2~5% 정도의 손실을 낸 원자재나 천연자원펀드보다도 뒤쳐진다.
금의 추락은 지난해 4분기에 시작됐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미 국채에 돈이 몰렸고, 귀금속관련 상품 가격까지 떨어지자 금값도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가 승인한 원자재 선물거래 제한 조치 역시 금값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온스(28.35g)당 1,800달러에 달했던 국제 금 가격은 지난해 말 20% 넘게 하락 1,500달러 수준에 그쳤다. 급하게 오른 만큼 하락폭도 컸던 셈이다. 현재 금 선물가격은 1,7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담하긴 이르다고 말한다.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온스당 금 가격이 최고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 역시 "올해 금 수요가 다각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정훈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팀장은 "중국의 금 수입 규모 최고치 경신, 미국의 거시경제지표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 지난해 말의 하락분을 거의 만회하고 있고,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병호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최소한 올 한해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돈을 많이 풀 것으로 보여 금값이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고점을 넘어설 확률도 높아 금펀드의 1년 기대수익률은 15% 정도"라고 전망했다.
최근 5년간 금의 연초대비 1년 수익률은 한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금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도 64.85%에 달하는 만큼 금 투자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은 등락폭이 커 전체 여윳돈의 10~20% 정도만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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