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중국과 치열한 영토 분쟁 중인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승려 6명을 파견한다. 이 지역에 자국민을 보내 실효적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BBC방송은 13일 베트남 정부가 난사군도에 1975년까지 자국 승려가 살았던 대형사찰 3곳을 수리해 승려 6명을 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건 작업은 남부 카인호아성 정부가 담당한다.
승려들은 이들 사원에서 6개월 단위로 근무하게 되고, 사원관리와 법회를 진행한다. 하지만 방송은 군사, 산업시설 외에 주민들이 없어 형식적인 법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에 파견된 승려 중 한 명은 “1988년 난사군도 해역에서 중국과의 충돌로 숨진 베트남 선원 3명을 추도하는 행사에 참여했다가 자발적으로 사찰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사군도에서 중국과의 충돌에서 희생된 모든 베트남인들을 추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난사군도는 70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군도로, 주변 해역에서 1970년대 이후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자원이 발견되자 중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 주변국들 사이에서 영토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난사군도 승려 파견 소식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 대변인은 13일 “베트남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2002년 11월 중국과 아세안 국가 사이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합의한) 남중국해 행동지침선언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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