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몸'이 '득점 기계'로 환골탈태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아스널)는 올 시즌 기록적인 골 행진을 펼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판페르시는 13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11~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15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26호 골을 기록, 득점 레이스 2위 웨인 루니(20골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를 6골로 벌렸다.
박주영이 아스널 유니폼을 입을 당시 판페르시의 백업으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점쳐졌다. 판페르시가 워낙 부상을 달고 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판페르시는 올 시즌 갑작스레 '철인'으로 돌변했다.
판페르시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 출신으로 2004년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EPL에 데뷔했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아스널의 황금기를 이끈 데니스 베르캄프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판페르시는 매 시즌 부상에 발목이 잡혀 자신의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유리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무릎과 중족골, 발가락, 발목 등 부상 부위도 다채로웠다. 골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부상을 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겪기도 했다. 2007년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막판 동점골을 터트린 후 그라운드를 질주하다가 오른발 중족골이 부러져 시즌을 마감했다.
대표팀에서도 부상은 이어졌다. 2007~08 시즌 개막과 함께 10경기에서 7골을 터트리는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지만 대표팀에서 무릎을 다쳐 2개월간 전열에서 제외됐다. 2004년 아스널에 입단 후 큰 탈 없이 보낸 시즌이 한 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판페르시는 올 시즌 철인으로 거듭났다. 큰 부상 없이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총 38경기에 나서 33골을 작렬했다. 아스널이 극심한 부침을 겪으며 휴식을 배려할 여유가 없었음에도 강행군을 끄덕 없이 버텨내고 있다. 지난 해 5월 12일 웨스트브로미치와의 EPL 경기를 시작으로 출전한 24경기에서 단 1분도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스널의 운명이 걸린 토트넘, 리버풀, 뉴캐슬과의 EPL 3연전에서도 잇달아 풀타임을 소화하며 4골을 작렬,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 유지가 불안해보였던 아스널은 '철인'으로 돌변한 판페르시의 득점포에 힘입어 승점 52점으로 3위 토트넘(승점 53)에 바짝 따라 붙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