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경쟁력 있는 한류콘텐츠 신산업이라더니 이제는 학교폭력의 주범처럼 몰고 있다."
만화가들이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김수용 작가(12일)를 시작으로 15일에는 강풀, 윤태호 작가가 시위에 나서며 5월까지 작가 4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4편의 웹툰(인터넷 만화)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방통심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이종규 작가는 "방통심의위는 웹툰의 유해매체물 지정 근거로 학교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며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로 제작될 예정인 '전설의 주먹' 작가인 그는 "24편 중 16편은 이미 19세 이상만 볼 수 있도록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며 "방통심의위가 사전검열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제효원 한국만화가협회 사무국장은 "유해매체물지정 검토 대상 중엔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은 와 외국에 소개돼 주목 받은 등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며 "당국이 만화를 희생양 삼아 학교폭력의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만화가들은 표현의 자유는 물론 웹툰의 산업적 성장 가능성마저 위축될 수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 웹툰 '이끼'를 만든 윤태호 작가는 "규제가 생기면 작가 스스로 규제를 어기는 게 아닌지 자체 검열할 수밖에 없어 소재와 표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웹툰은 청소년이 접근하기 쉬운 매체인데다 친화력이 높은 만큼 사회적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18일 24편의 웹툰에 대해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결정 사전 통지를 했으며, 이에 대한 작가들의 의견서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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